가을 어느 날,
인천대교 다리에서 하늘을 보다
10월 중순, 벌써 설악에는 단풍이 든다. 초봄부터 맹렬한 엽록소의 푸른빛은 가을맞이에 죽는다.
겨울을 위한 준비로 떨켜가 생기면서 양분의 이동 차단, 서서히 산성화 되면서 엽록소는 사라진다.
숨죽여 빛을 보지 못한 안토시아노, 카로티노이드의 화려한 등장으로 잎은 빨강, 노오랑 그리고 갈색으로 변해간다.
이것이 단풍이다. 형형색색의 가을 산이 아름다운 것은 이들의 조화로운 모습이다.
2학기 뭔지 모를 새로운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는 것을 느낀다.
권위를 이용해 수많은 농간을 부리던 그 시절, 아찔, 아찔 ...메신저를 자주 띄우며 뭔가 다가서려하는 관리자의 모습에서
작은 변화의 흐름을 볼 수 있다.
학교와 학생을 안다는 것은 그렇게 차이가 있나보다. 경직된 2년 반을 청산하던 그 날 ,
쾌재를 부르고 싶었던 사람이 어디 한둘일까만......
풀풀 털어 새로운 보자기에 새 물건을 담아야 한다.
새로운 보자기를 담는 주체는 우리인 걸. 그러나 아직도 보자기의 눈치만 보는 한심한 모습은 몇몇의 그릇된 .......
변화를 올바르게 인식하는 것이 우리의 진정한 모습일진데......왜 우린 아직도 나만 외로워.........
인간관계는 부버가 말한 것처럼 두 가지 . “나와 너와의 관계” “나와 그것과의 관계”우린 동등함을 강조하면서도 지배적,
조직적 힘의 불균형으로 때론 또 다른 갈등을 일으키며 사는 것 같다. 하루하루를 .....
신종 인플렌자의 여파로 어스선한 9월을 보내고 중간고사 . 시간의 흐름이야말로 참으로 빠르다는 것을 새삼 느낀다.
중간고사 또 일을 저질러야한다. 바다낚시-일상의 탈출 -띄어야한다는....
준비하는 사람은 애가 타는데 참가자는 유유히 . 요번에도 그럴까하는 은근 슬쩍 기대는 안하는데도 불안하다.
선장인 강부장님과 사전 계획한 일이기에 ‘일상의 탈출 배’를 띄우는 메세지를 날린다.
단지 일탈로서 벗어나는 것이 아닌 나를 찾는 마음의 여유, 그 여행을 갖기 위함으로..
메세지 받는 사람 명단이 우루루 작은 창에 뜬다. 그리고 회신을 무한정 기다린다.
노란 불빛이 돌때마다 하나하나 열어 보면서 흐뭇한 미소를 지어본다.
목매어 기다린 사람과 정멤버의 빠른 회신 속에서 숫자를 더해간다.
처음에 신청 8명... 추석의 여독 때문인가, 신종그놈 때문인가. 다시 한번 메시지를 띄어본다.
뒤늦게 날아온 전력제어 팀의 과차원에서의 동참. 그리고 몇 분, 성원이 이제 16명이 되었다.
부평공고에서 개인적으로 연락이 와서 6명이 동참하여 22명으로 잠정인원을 설정하고 집행한다.
초보 선생님이 6명이 되다보니 강부장님의 강의는 필요악인 것 같다.
출발전날 바람이 몹시 분다. 어린아이가 날아갈 정도, 비가 온다. 가을비 치고는 너무 구슬프게 많이 온다.
내일까지 온다면 배낚시는 ... 밤에 내리는 비가 아침이 되면 멈추기를 바라며 밤을 새운다.
아침 일어나자마자 밖으로 나가본다. 비는 그쳤다.
저녁에 썰은 양파를 통에 담아 챙긴다. 요긴한 영양수 일 것이다.
벌써부터 양파 위에 회를 담아 입으로 들어가는 그림이 그려진다.
시험이 끝났다. 날씨가 낚시하기에는 좋을 것만 같다 .
두 분 선생님이 동참 18명이 된다.
일분일초라도 절약하기위해 미리 학교에서 승선 명부를 작성하여 네 대의 차로 출발하였다.
연안부두에 도착하니 항구의 바다 짙은 냄새가 코 끝에 서성거린다.
우리 일행은 안도의 커피를 먹고, 못 먹은 점심을 해결하기위해 순대를 사러가고, 부평팀을 기다린다.
강부장님 낚시 동우회 두 명이 왔고, 일반인 두 명 총 28명이 승선한다.
곧이어 부평팀 마지막 차가 도착하여 반갑게 악수를 건네고 배에 승선한다.
부두의 여러 배들이 깃발을 펄럭이며 우릴 반겨준다. 우리의 배는 45인승으로 매우 컸다.
승선 후 선장에게 콜 하니 곧바로 출항한다. 배 후미에 모두 모여 강부장님의 낚시 강의를 듣는다.
낚시 묶는 방법, 먹이를 끼우는 방법, 실제 낚시하는 방법 등등...낚시채비와 부식 등 밤2시까지 했다고 한다.
누가 시키면 안할 짓이다.
하나 둘 씩 자기 낚시 대를 챙기고 자기자리를 확보하고 배와 한 몸이 되어 나간다.
멀리 보이던 인천대교가 가까이 눈앞에 나타난다.
웅장한 교각 아래로..뜻했던 갈매기가 보이지 않는다.
선장의 마이크 방송으로 낚시투하의 명령이 떨어진다.
준비한 낚시추가 일제히 바다에 쏟아진다.
출렁이는 바다 속의 낚시줄 움직임이 흔들 흔들 고개까지 흔들거린다.
이윽고 왔다! 외침에 커다란 우럭이 잡힌다.
여기 저기. 흥분된 마음의 긴장에 당기는 낚시줄에 힘이 들어간다.
외부 일반인의 선미 여유 있는 자세로 연신 헛방의 움직임에 담배를 연신 피워 댄다.
묵직함의 퍼덕임이 느끼는 순간 왔다는 느낌이 든다. 끈을 잡아당기니 우럭 큰놈이 걸렀다.
사진 촬영의 연출이 된다. 배의 홍보를 위해 보조선원은 연신 사진을 찍어 댄다.
바다 속 보이지 않는 곳에서 고기를 잡는 다는 것은 전문가가 아닌 이상 그것은 무모함이고 아니 혹시 하는 기다림, 모르겠다.
잡은 사람은 들뜬 마음에 묵직함을 느낄 수 있지만 아무리 애를 써도 무감각이여. 추가 바닥에 걸려 힘껏 당기는 순간
공허하게 올라오는 낚시 바늘엔 추가 없다.
이런! 이런 ! 새로운 낚시 바늘에 추를 달고 미끼를 끼우고 바다에 던진다.
날이 흐려 선명하지 못한 작은 섬 팔미도가 보인다.
구름에 가린 햇살이 감미롭다가 뜨거워진다.
가을이 익어가는 날 멀리 부두가 보이고 인천대교의 웅장함에 또 한 번 인간의 능력에 몸서리 칠 정도로 탄복한다.
배는 이동한다. 잡은 자와 못 잡은 자의 대별은 쉽다.
콧노래를 부른 자와 왜일까 ?하는 아쉬움으로..
또 다른 교각에 도착하여 낚시를 시작한다.
보조 선원에게 물어보니 이 배는 계속 여기에 머물고 이곳에서만 낚시를 한다고 한다.
인간이 만든 교각 아래로 자연스럽게 형성되는 고기떼, 교각아래에 고기가 많이 모인다고 한다.
교각 근처에서 본 인천대교. 아래에서 보니 높이 80m라는 것이 상상이 안 된다.
연신 바지선에 옮겨온 바위덩어리가 교각 아래를 채운다. 교각아래를 상상해본다.
바다의 조류에 의해 바다 밑이 벌써 붕 떠있지 않을까? 하중을 견디기 위한 기초의 크기는 커더란 배를 연상시킨다.
그곳에서 작업하는 인부들이 작게 보인다. 이동하는 배의 충돌을 방지하기위해 방패막이가 설치되어 있다.
자연의 바닷물과 인간이 만든 거대한 시멘트의 조화. 그들은 서로 치고 받고 몸서리칠 것인가.
부드럽게 조화를 이룰 것인가.
한곳에 닻을 내린 배는 이리 쏠리고 저리 쏠리니 속이 울렁 울렁, 배 멀미기 시작 된다.
지난번 낚시가 자꾸 생각난다.
팔미도를 중심으로 이 곳 저 곳 갈매기를 몰고 다니던 자연스러움이었는데. 배 멀미가 덜 했는데.
갈매기와의 추억도 있었는데...
배의 움직임이 강할수록 선실을 찾는 사람이 많아 졌다.
그 외는 연신 낚시 줄과의 사투 속에 하나둘씩 우럭이 건져 올린다.
자세의 불안정에 옆구리가 아프다. 안 잡히는 것에 재미도 반감된다.
배의 배기가스에 멀미를 하는 사람도 생긴다. 뭔가 이벤트를 해야 할 차례가 된다.
벌써 선미에서는 아주머니와 강부장님이 회를 뜨고 있다.
몇몇 선생님들은 이제 낚시 대를 접었다
.회가 나오기 전 양파와 과자로 소주한잔씩을 건한다.
한 잔의 소주가 빈속을 내려가면서 양파의 상큼함이 코를 때린다.
아주머니에게 부탁 ,몇 첨의 회로 한 사람 한 사람의 입에 양파에 싼 회가 넘어간다.
빨리 더 잡으라는 말도 이젠 귀에 들어오지 않는다.
저 멀리 배가 지나간다. 열심히 잡는 사람은 계속 잡아 올린다.
올라온 삼치는 어쩔 줄 몰라 허둥대고 잡혀온 우럭은 그 자리에서 죽음을 고한다.
부지런한 손놀림과 사진 찍기 바쁜 아주머니 사이로 회는 이리저리 입으로 들어간다.
아주머니의 야단에 일단은 중지하고 아주머니의 멋진 회 무침이 시작된다.
보조인 나는 아주머니 시키는 대로 초장을 짜고 고추를 잘게 썰어 넣는다.
무친 회를 접시에 담아 조졸한 파티 장을 만든다.
많은 인원이 먹을 수 있도록 아주머니는 능숙하게 상을 차린다.
두 곳으로 분산하여 파티가 이뤄진다.
선미 테이블과 선실 내에..
인천대교 교각에서
즐거운 파티 속에 소주잔이 이리저리 무용담과 더불어 입으로 술술 넘어간다.
회무침의 야릿한 맛을 느끼며 웃음과 못 잡은 것에 대한 연신 ‘이상하다’ 라는 불만 아닌 헛웃음에 시간은 흘러간다.
부평팀은 먹는 것 보다 한 마리라도 더 건저 올리려고 서두른다.
올라온 우럭 속에 탄성과 박수를 보내며 낚시의 끝이 다가온다. 잡은 우럭 회를 쳐보려는 아마추어에 강부장은 손수 회를 또 친다.
이후 잡은 고기는 배멀미에 시름하는 분을 위해 집에서 매운탕꺼리로 제공하는 보이지 않는 미덕을 발휘 한다.
선장의 마지막 종료의 소리에 낚시는 막을 내렸다.
주변 정리 속에 배는 교각으로부터 떠난다.
서해의 낙조를 배에서 바라보면서 부두로의 귀환은 호젓하고 아쉬움이 번복이 되는 아름다운 그림이다.
배가 달려 멀어져도 인천대교의 웅장함은 더욱 더 선명해 보이는 것 같다.
아무도 말이 없다.....
인공의 장관 속에 해가 떨어지는 자연의 조화는 경이 그 자체이다.
부두에 가까워짐에 부두의 환한 빛은 우릴 반겨준다.
그 전 선재도의 향수가 자꾸 떠오르는 이유는 무엇일까?
시원함 맛 , 멀리 갔다 온다는 여행....
아무도 말하는 이 없이 대교를 바라보며 가을바람을 맞는다
배에서 내리면서 아쉬움과 즐거움 속에 낚시는 끝이 난다.
왠지 모를 쓸쓸함은 부두거리의 적막과 같은 것일까?
금강산이라는 매운탕 집에서 우린 늦도록 저녁과 술을 즐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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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석해주신 모든 선생님과 특별히 처녀 출조 하신 선생님,
항상 팀을 이끈 강부장님께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가을 하늘아래
나가고 싶은 외로움은 배낚시로 묶는다
하나 둘 의기투합
연안부두 앞 서성이며
희망과 자유의 만끽함은
이배 저배 아롱드리
내 배 몸을 실어
엔진고동 요란 속에 정적을 깨우는
파도의 허연함
포연의 자유를 읽노라
위대함이 바다에 우뚝서니 인천대교
교각아래 닻을 놓고
새로운 우럭의 보금자리
돌밭에 낚시 추 물리고 속절없는 파도물살에
어랑! 배 멀미
회 맛보러 왔다가 . 으흑흑
모인 선실, 선미 선상파티 회 무침 진수성찬이네
한 잔 소주 먹네, 두잔 더
흥취는 저녁 붉은 노을 속에 춤을
낙조의 아쉬움에 서서히 닻을 올리네
떠난 부두 어둠속에 반겨주는 야경
인적 없어 조명만 바다에 빠진다
하루의 고단함
매운탕 , 소주 춤을
가을 속에 본 인천대교의 하루는 간다
2009.10.14
연안부두를 출발한 일상의 탈출호 조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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